어젯밤 늦게 신청했는데,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해보니 아직도 '대기 중' 상태더라고요.

처음엔 뭔가 잘못된 건지, 취소된 건지 계속 새로고침만 눌렀어요. 손가락이 저절로 화면을 당기고 있는데, 그 화면이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. 그게 또 묘하게 불안하더라고요. 분명 절차대로 다 했는데, 숫자 하나가 화면 어딘가에 멈춰 있다는 게 이렇게 마음을 건드릴 줄 몰랐어요.

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. '기다리는 시간이 이렇게 불편한 이유가 뭘까.'

결국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겠죠. 내가 버튼을 눌렀고, 정보를 입력했고, 요청을 보냈는데, 그 다음 순서는 내 손을 벗어난 거잖아요. 이런 순간에 사람은 보통 두 가지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요. 계속 확인하거나, 아니면 다른 걸 해버리거나.

저는 처음엔 전자였는데, 어느 순간 지쳐서 후자로 넘어갔어요.

그래서 오늘은 그 대기 시간에 제가 뭘 했는지, 그리고 뭐가 좀 도움이 됐는지 솔직하게 써보려고요. 별거 아닌 얘기지만,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이 있다면 그냥 잠깐 읽어가도 좋을 것 같아서요.

---

오전에 새로고침을 몇 번 더 하다가, 그냥 폰을 엎어놨어요.

폰을 뒤집어 놓는 게 생각보다 효과가 있어요. 보이지 않으면 덜 생각나거든요. 작은 것 같지만 시각적으로 차단하는 게 꽤 강력하더라고요. 그러고 나서 저는 오래된 책 한 권을 꺼냈어요. 책상 한쪽에 쌓아두고 '언젠가 읽어야지' 했던 거. 결론은 세 챕터 읽었고, 그 사이에 폰 생각을 두 번밖에 안 했어요. 나쁘지 않았어요.

점심은 평소보다 좀 신경 써서 만들어 먹었어요. 냉장고 안에 있는 거 대충 볶아먹는 게 아니라, 인터넷에서 레시피 찾아보고 뭔가를 직접 해보는 거요. 오늘은 토마토 계란볶음을 처음 만들어봤는데,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어요. 대기 중인 화면이랑 전혀 다른 감각을 쓰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. 손을 움직이고, 냄새를 맡고, 맛을 보는 것들이요.

그게 다 끝나고 잠깐 산책을 나갔어요.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거, 20분도 안 걸려요. 근데 이상하게 그 20분 동안은 출금 생각이 거의 안 났어요. 몸이 움직이면 머리가 그쪽으로 에너지를 쓰는 건지, 아니면 그냥 바깥 공기가 좋았던 건지.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, 돌아왔을 때 한결 마음이 가벼웠어요.

---

솔직히 말하면, 대기 중 상태가 불편한 이유가 꼭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.

뭔가를 기다리는 상황 자체, 그게 취업이든 답장이든 택배든 다 비슷하잖아요.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 아직 결과가 안 왔을 때의 그 감각. 그게 불편한 거죠. 근데 그게 불편하다고 계속 확인만 하면, 오히려 더 길게 느껴지더라고요. 시계를 자꾸 보면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요.

그래서 저는 오늘 어느 정도는 일부러 잊으려고 했어요. 상태창이 업데이트될 때까지,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시간을 굳이 내 불안으로 채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연습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. 그게 꽤 괜찮은 마음의 태도인 것 같았고요.

결국 오후 늦게 확인해보니까 처리가 완료돼 있었어요. 아무것도 안 잘못됐고, 그냥 처리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죠. 제가 아침에 그렇게 불안해했던 게 조금 우습기도 하고, 동시에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해요.

---

혹시 여러분은 이런 대기 시간에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요?

저처럼 처음엔 새로고침 반복하다가 결국 다른 거 하러 가는 쪽인지, 아니면 처음부터 쿨하게 신경 끄는 편인지 궁금해요.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 본인만의 루틴이 있는 분도 있을 것 같아서요. 댓글로 남겨주시면 재밌게 읽을 것 같아요.